Ajo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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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그리고 일본

November 6th, 2007 · No Comments

우리 어머님이 즐겨 하시는 말씀, ‘내일 일을 얘기하면 귀신이 웃는다’는 그 말씀. 좀 섬뜩하긴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줌마가 된 지금의 내가 딱 그러하니 ‘귀신아 있으면 같이 웃자’ 하고 싶은 마음이다. 작년 그러니까 20068, 남편의 유학으로 보스턴으로 떠날 때 까지만 하더라도 아니, 심지어 졸업을 몇 달 앞둔 그때까지도 내가 일본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해본 일이 없었다.

모든 한국인들에게 그러하겠지만 도쿄 그리고 일본은 나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동생이 유학하고 있는 나라, 그래서 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 그 덕에 몇 번 가보긴 했지만 그 흔하다는 도쿄타워 조차 들린 적 없던 곳. 쉽다고 쉽다고들 해서 제 2외국어로도 조차 매력이 없던 일본어. 전해 듣기만 해도 무서웠던 고베 지진 참사. 부정하고 싶지만 인정할 수뿐이 없는 사실, 서양인들에게 가장 우호적인 대접을 받는 아시아민족. 그래서 가끔 부럽기도 했던 일본인. 식도락의 기쁨을 전해준 그곳. 우연히 들어간 허름한 골목길의 스시집 일 지 언정 충실한 그 본연의 맛 감동하여 생맥주를 털어 넘기며 느꼈던 그 짜릿한 기쁨. 그 어느 일본인들에게서나 느껴지는 놀라울 정도로 섬세함과 예의 바름.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케 하는 일본의 놀라운 기술력과 창의적인 디자인의 상품들.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료칸.

일본에 대한 찰나의 기억은 이러하다. 쓰고 보니 정말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나라인 듯 하다. 남편의 취업으로 200711, 지금 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매력을 동시에 가득 느끼는 아줌마로서의 삶을 도쿄 바로 그 일본에 꾸리고 있다. 무시무시한 네모난 박스로 온 집안을 채울 수 있는 국제 이삿짐을 장장 2개월에 걸쳐 정리하고 이제 내 삶 속에서 일본을 대하려 한다.

그 동안 일본어학원은 친교목적을 위해 다니고 복습은 딸내미 핑계로 미루며 집에서는 무한도전만 보고 있으며 영어 되는 곳으로 식사하러 다니는 여행자의 모양새로 살아가고 있었다. 허나 딱 오늘부터는 내 속에 일본을 받아들여 보려 한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무엇을 보고 느끼는가에 따라 다 다른 시간, 공간을 경험하게 되는 것처럼, 어떤 이유로든 나에게 내 삶에서 맞닥뜨리게 된 지금의 20대의 후반과 일본이란 공간에서 내 곁에서 숨쉬는 도쿄 바로 그 일본을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누구든 물어보는 말, ‘언제까지 일본에 계실 생각이세요? 언제까지 일본에 계시게 되나요?’ 나 조차도 답은 아직 모르지만 그 답을 알게 될 그 때까지 많은 것을 느끼고 기억하고 마음속에 담아가야겠다.Tokyo night

 

Tags: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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